09-그을린 십자가

 

목사님 댁 안방 잘 보이는 곳에 놓인 이 십자가는

영등포산업선교회 초대 총무이신 조지송 목사님이

99년 봄에 손수 제작해 이듬해 새해 첫날

조화순 목사님께 선물하신 작품이다.

나무 한가운데를 뚫어 십자가 형상을 만들고

불에 그을려 둥근 결을 살렸다.

조지송 목사님은 6,70년대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가난한 노동자들과 함께 웃고 울며 많은 일을 감당하셨다.

타고난 예술적 감각으로 이 십자가를 만들면서

목사님은 타는 듯 아팠을 예수님의 마음을

거듭 생각했다 하셨다고 한다.

영화 “오월애” 제작일기에서 본 목사님의 한 마디가

뜨거운 마음으로 빚어냈을 이 십자가를 통해

묵직한 가르침으로 울린다.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다 허당이야.

밑으로 내려가 봐.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진짜 보석을 만날 수 있어.

내 살아오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사실이야.”

 

인천기독교신문 434호에 실린 글입니다.

지난번에 가 보니 목사님 방에 이 기사를 스크랩 해서 붙여두셨더군요.

오늘도 목사님은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마음을 쏟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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