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45)] “이 상은 이 나라 여자들의 소중한 자산목록”

 

[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45)] “이 상은 이 나라 여자들의 소중한 자산목록” 기사의 사진
한국 Y 한국여성지도자상

한국YWCA는 여성의 지위와 권익, 사회참여라는 용어조차 낯설었던 1947년부터 ‘YWCA는 사람이다’라는 신념으로 여성지도력의 개발과 양성에 헌신해온 박에스더 선생(국민일보 1월 31일 32면)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제정했다. 한국Y 창립 80주년 및 박에스더 선생 탄생 100주년이던 2002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지도력을 발굴하고 여성리더십의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 이 상을 기획했고, 한국씨티은행(은행장 하영구)을 만나 2003년 첫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 상은 전문적인 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창조와 봉사의 정신을 발휘해 여성지도력의 신장과 개발에 공헌한 대한민국 여성에게는 ‘대상’을, 전문성·창의력·헌신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한국여성의 지도력을 개척해 가는 50세 이하의 대한민국 여성에게는 ‘젊은지도자상’을 수여하고 있다. 2009년 제7회 한국여성지도자상부터는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를 바탕으로 사회통합 활동에 앞장서온 여성에게 수여하는 ‘특별상’ 부문을 추가했다.

그동안 대상은 박동은 한국유니세프 부회장, 고 정광모 전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고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 이효재 경신사회복지연구소장,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과 같이 평생을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온 인물들에게 돌아갔다.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 윤정옥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조화순 목사, 이인복 나자렛성가회 이사장, 황연대 전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부회장 등도 수상했다. 이들은 수상 이후에도 지나온 삶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젊은지도자상에는 한비야 전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김성주 성주그룹 대표, 이소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 등이 선정됐는데, 이들은 지금도 자신의 분야에서 헌신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지도자로 성장하고 있다. 특별상은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박선영 전 국회의원 등이 받았다.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 현장은 언제나 감동으로 넘쳐난다. 수상 소감을 나누는 자리는 일평생 헌신한 일에 대한 감사, 기대와 함께 상이 주는 무게감,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나는 여자이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함께 걸어가는 여자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 새삼 기쁘다. 아직 지구촌 곳곳에서 많은 여성들이 극심한 차별 속에 살고 있지만 여성의 지위는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이 상은 이 나라 여자들의 소중한 자산목록이고 공동이력서이다.”(장명수, 제3회 대상)

“나는 예수님이 처음으로 여성운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소외당하고 가진 것 없는 여성에게 당당하게 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 닮는 것이 나의 평생소원이다. 그래서 나도 당당하게 살았다.”(조화순, 제5회 대상)

“상은 명예가 아니라 멍에라고 생각한다. 이제 내가 또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한다.”(황연대, 제7회 대상)

“사회에서 여성장애인은 ‘여성 더하기 장애인’이 아니라 ‘여성 곱하기 장애인’이었다. 이 상은 거북이인 나에게 날아온 승전보와 같다.”(방귀희, 제5회 젊은지도자상)

“여자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며 스포츠를 했다. 그러나 이 순간 여성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해주어 감사하다.”(임오경, 제7회 젊은지도자상)

“노숙인 치료를 하면서 나 자신이 더 많이 배우고 도움을 받았다. 부족한 나를 만나준 환자분들로 인하여 내 자신이 변화될 수 있었다.”(최영아, 제9회 특별상)

수상자들에게 전해지는 상금은 이들의 손을 통해 또다시 소외여성을 돕고 후배지도력들을 지원하고 양성하는 데 쓰여짐으로써 여성지도력 개발의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YWCA연합회 차경애 회장은 “해가 거듭될수록 수상자를 통한 감동과 나눔이 커진다. 이토록 헌신적이고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여성지도력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밀했다. 한국여성리더의 전형(典型)을 보여주는 수상자들의 모습이 이 땅의 여성들에게 아름다운 여성지도력의 모범으로 계승되기를 바란다.

구정혜(한국YWCA연합회 운영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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