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상] 1992년 10월호~ 12월호에 실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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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북측 대표들이 툭하면 혁명이니 투쟁이니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한마디를 더 했었다.
“당신들이 투쟁 투쟁하지만 당신들이 무슨 투쟁을 했어요? 불의나 부정을 고발하다가 거리에서 매를 맞았던 일이 있어요, 아니면 옥고를 치른 일이 있나요? 당신들은 주어진 사회체제에서 그냥 성공한 사람은 아닌가요?”하고 북측 대표 몇 사람에게 이야기하였다. 처음에는 그들이 의아해 하였지만 얼마 후엔 내 말을 이해해 주어 고마웠다.
그리고 나는 더 보태서 “이북은 노동자들의 천국이라고 늘 말하는데, 그렇다면은 이번 토론회에서 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였다. 그러자 북측에서 “이남 대표들이 지식인들이라서 우리도 지식인들이 나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니 그럴수록 노동자를 대표에 포함시켜서 노동자들이 나와야 우리가 약코가 죽지 그렇지 않고서야 되겠느냐?”고 말하였다. 그런데 그들은 좋은 충고를 해 주어서 고맙다는 표정이었으며 앞으로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하였다. 나는 이러한 그들의 관용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그들과 더 사귀게 되었고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