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우정 박사(왼쪽) 이이효재(오른쪽)
지난 4일 서울 홍익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이이효재 전 여성연합 회장은 “고 이우정 선생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1세대 여성운동가’로 꼽히는 이들이 바로 1987년 여성연합 초대 회장 고 이우정 박사와 2대 회장 이이효재 전 이화여대 교수다.
이 박사는 평화시장 뒷골목 피복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모습을 보고 여성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한신대 교수로 일하던 그는 70년 박정희 정권에 저항해 다른 교수들과 함께 전원 사직서를 냈다. 여성신학자운동, 평화운동에도 앞장서 97년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를 창립했다. 그뒤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들에게 분유 26톤(약 1억5000만원)을 보냈고 평화교육사업, 평화통일사업 등을 벌였다.
이이효재 교수는 한국 최초로 여성학 교육 과정을 대학에 설치하고 여성학의 이론을 현실 운동과 결합한 한국 여성운동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87년 한국여성민우회, 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92년 여성사회교육원을 창립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적인 이슈로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가 쓴 〈여성 해방의 이론과 현실〉(1979)은 ‘여성운동의 교과서’로 불리며 많은 후배들을 여성운동의 길로 이끌었다.
이이효재 교수와 함께 이날 공로상을 받은 조화순(여성연합 3대 회장) 목사는 66년 도시산업선교회에서 활동하며 동일방직에 최초로 ‘위장취업’해 여성노동운동을 이끌었다.
이유진 기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194670.html